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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포트, K푸드·K뷰티 수출 플랫폼으로…조달 매출만 200억원

2026.08.22

바이오포트, K푸드·K뷰티 수출 플랫폼으로…조달 매출만 200억원

윤일선 기자
입력
기사원문
국내 중소기업 제품 발굴해 해외 유통
33개국 수출망 활용해 판로 확대
식품 넘어 화장품까지 품목 다변화
바이오포트코리아 식품 제조 공정에서 작업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바이오포트코리아 식품 제조 공정에서 작업자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민일보DB
국내 중소기업의 경쟁력 있는 제품을 발굴해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유통 규격에 맞게 다시 설계하고, 33개국 유통망에 올린다. 직접 생산과 외부 주문생산, 상품 소싱, 자체 브랜드를 결합한 바이오포트코리아가 식품 제조업을 기반으로 K 소비재의 해외 진출을 설계하는 수출 사업 개발 기업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21일 바이오포트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매출 708억8000만원 가운데 외부에서 조달해 판매한 상품 매출은 약 200억원이었다. 전체 매출의 28%가량이다. 자체 생산 제품이 매출의 중심이지만 공장 밖에서 발굴한 상품도 이미 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32억원과 영업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회사는 직접 생산과 외부 소싱을 함께 확대해 올해 매출을 900억원 안팎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해 반등이 일시적인 회복에 그치지 않을지를 가를 핵심은 회사가 구축한 혼합형 사업 모델이다. 직접 만들 수 있는 제품은 자체 공장에서 생산한다. 별도의 설비나 전문성이 필요한 품목은 외부에서 직매입하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활용한다. 이미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기업의 제품은 직접 조달한 뒤 소비자 기호와 품질, 포장 규격을 보완해 자체 브랜드나 공동 브랜드로 수출한다.

공장 생산량만 늘리는 전통적인 제조업체와 달리 상품 발굴과 현지화, 글로벌 유통까지 함께 수행하는 구조다.

회사는 외부 조달 상품이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 없이 품목을 늘릴 수 있어 자본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체 생산 제품과 외부 조달 상품의 품목별 수익성은 공개하지 않았다. 외부 조달 매출 확대가 실제 이익 증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부산 기장군에 있는 바이오포트코리아 본사와 공장 전경. 국민일보DB
부산 기장군에 있는 바이오포트코리아 본사와 공장 전경. 국민일보DB
바이오포트코리아는 현재 양산 1·2공장과 부산 기장 3공장을 운영한다. 양산에서는 파우치 음료와 액상 차를, 기장에서는 스낵과 안주류를 주로 생산한다. 임직원 약 120명 가운데 연구·개발(R&D)과 품질관리 인력은 20명가량이다.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맛과 가격, 중량을 제시하면 상품기획과 연구개발, 품질관리, 생산조직이 함께 제품을 상용화한다. 자체 생산 시설과 외부 생산망을 함께 활용해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할 수 있다.

22년간 쌓은 해외 유통 경험과 연구개발·품질관리 조직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국내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국가별 식품 규제와 표시 기준, 유통채널별 목표가격과 품질 요건에 맞춰 제품을 다시 설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무역회사나 공장 중심 제조업체와 구분되는 지점이다.

식품 수출은 제품을 선적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가별 규제와 표시 기준을 넘는 동시에 현지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아 반복 구매까지 끌어내야 한다. 수출 경험이 부족한 기업은 제품 개발과 통관, 가격 설정, 유통사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

바이오포트코리아는 장기간 축적한 수출 경험을 바탕으로 유통채널별 요구와 국가별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후라이드 오징어 스낵은 국내 판매 성과를 토대로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유통 규격에 맞춰 해외로 확대한 제품이다. 회사 집계로 현재까지 누적 수출 매출은 229억원이다.

꿀유자생강차도 현지화 전략을 통해 탄생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기존 유자차를 지나치게 달다고 평가했다. 생강차는 향과 맛이 너무 강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바이오포트코리아는 두 제품을 섞어 배합비를 조정했다. 차뿐 아니라 빵에 바르거나 샐러드드레싱으로 활용하는 방법도 제시해 소비를 촉진했다.

회사 집계로 꿀유자생강차의 미국·필리핀 누적 매출은 973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미국에서는 약 150억원, 필리핀에서는 약 5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한국의 전통 식품을 그대로 수출하는 대신 현지 소비자의 입맛과 생활 방식에 맞게 다시 설계한 결과다.

김성구 바이오포트코리아 대표는 “한국에는 이미 좋은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이 많다”며 “그 제품을 현지 입맛과 유통 기준에 맞게 한 단계 발전시켜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것이 바이오포트코리아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포트코리아는 현재 코스트코(Costco) 9개국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소형 유통사와 현지 벤더를 통한 간접수출까지 합치면 판매국은 33개국이다. 국가별로 공급 제품과 입점 매장은 다르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 가능성을 확인한 뒤 해외로 확산하는 방식과 해외 바이어에게 직접 제품을 제안하는 방식을 함께 활용한다.

코스트코 이외 채널에서도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그로서리 아웃렛(Grocery Outlet)에는 파우치 음료에 이어 올해 스낵을 추가로 공급했다. 필리핀 에스앤알 쇼핑(S&R Shopping)에는 액상 차와 스낵에 이어 국내 화장품을 공급해 재주문받았다.

K-뷰티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바이오포트코리아는 국내 헤어케어 제품을 직매입해 필리핀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시장성을 시험하고 있다. 필리핀 판매 결과를 토대로 일본 코스트코(Costco Japan)와 스킨·헤어케어 제품 공급을 협의하고, 미국 티제이맥스(TJ Maxx)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식품에서 확보한 유통망을 다른 소비재로 확장할 수 있는지를 검증 중이다.

아울러 미국 트레이더 조스(Trader Joe’s)와 99랜치마켓(99 Ranch Market), 중국 샘스클럽(Sam’s Club)과 허마 프레시(Hema Fresh), 중남미 프라이스스마트(PriceSmart) 등과도 식품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바이오포트코리아는 상품 제안과 샘플 테스트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정식 발주와 실제 공급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 채널 상당수는 아직 제안이나 협의 단계다. 실제 매출이 발생하고 반복 주문으로 이어지는지가 성장성을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

외부 생산과 상품 소싱이 늘수록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도 커진다. 지난해에는 커피 브랜드 협업 제품을 생산하던 외부 OEM 업체가 글로벌 유통사의 행동규범(Code of Conduct·CoC) 감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70억~80억원으로 예상했던 미국 수출이 이뤄지지 못했다.

바이오포트코리아는 현재 해당 제품의 외주 생산처를 변경하고 있다. 자체 공장 한 곳은 CoC 감사를 통과했고 다른 공장도 추가 감사를 준비 중이다. 외부 생산을 성장 수단으로 활용하면서도 특정 협력업체의 문제로 수출이 중단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자체 브랜드도 강화한다. 액상 차와 음료에는 ‘밸런스그로우(Balance Grow)’, 스낵에는 ‘마마스초이스(Mama’s Choice)’를 주로 사용한다. 국내에서는 유명 브랜드와 협업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해외에서는 자체 브랜드를 앞세워 장기적인 브랜드 자산을 쌓는 전략이다.

향후 인수합병(M&A)도 같은 방향에서 추진한다. 단순히 생산 시설을 늘리기 위한 목적보다 소비자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나 온라인 판매 역량, 바이오포트코리아가 아직 진출하지 못한 지역의 해외 유통망을 보유한 기업이 우선 대상이다. 외부에서 발굴한 제품이 판매 성과를 내면 해당 기업이나 사업을 인수해 내부 역량으로 흡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 대표는 “공장을 얼마나 더 짓느냐보다 한국의 어떤 제품을 어떻게 세계시장에 팔 것인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직접 생산과 외부 조달, 상품 개발 능력을 결합해 한국의 좋은 소비재를 세계 유통망에 연결하는 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